지능형전력망협회(회장 구자균)는 지난 6월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SG산업분류체계에 따른 비즈니스 모델 발굴 세미나’를 개최했습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스마트그리드 각 산업군에서 수익을 현실화하기 위한 사업모델이 제시됐고, 세미나에 참가한 업체들은 자사의 개발현황과 더불어 해외사례 등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더불어 스마트그리드 산업분류체계·실태조사 등을 발표, 지능형전력망 산업의 현 주소를 짚어보는 자리도 마련됐습니다.
▶ 스마트그리드 비즈니스 모델 어떻게 만드나
이날 세미나에는 다양한 산업군의 실무자들이 참가해 스마트그리드 산업현황과 더불어 비즈니스 모델 도출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행사장에는 업계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스마트그리드 비즈니스 모델 도출에 대한 높은 관심을 짐작케 했습니다.
- 좋은 소비자 발굴, 초창기 DR사업 이슈될 것= “소품종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대기업이 아닌 이상, 소비자를 모집해 한전․전력거래소의 요청에 맞춰 전력소비를 감축시키고 이에 대한 인센티브를 받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큰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김형수 KT 스마트그리드개발단 마이크로그리드사업단 팀장은 이날 발표에서 대규모 제조회사의 경우 공장가동 조정을 통해 수요를 쉽게 조절할 수 있지만, 일반업체들의 경우 DR(수요반응)서비스업에서 할 수 있는 일은 한정적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렇지만 ESCO 산업 등 에너지 절감책과 연동해 공급비율을 줄이면 더 높은 효율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김 팀장의 설명입니다. 김 팀장은 DR사업 초기에는 좋은 소비자를 발굴하는 것이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고, 그렇기 때문에 DR사업자들의 경우 현재 빌딩․공장 등 대형건물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KT의 경우 수 백 개의 사업장을 관리하고 있어, 실시간․자동화 DR에 대해서도 전력거래소와 연구 중이며 곧 시험운영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사업에 있어서 가장 많은 예산을 차지하는 것이 대부분 인건비이기 때문에 자동화된 DR사업은 높은 수익성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김 팀장의 설명입니다.
이날 발표에서 김 팀장은 DR 시장의 불안요소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그는 경제사정 악화로 공장가동률이 떨어지면서, 줄어든 탄소배출량으로인해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유럽의 탄소배출 거래 시장을 빗댔습니다. 이처럼 시장 외의 상황에 영향을 받다 보니 아직은 불안정한 상태라는 것입니다.
김 팀장은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위한 정부의 예산이 떨어졌을 때 시장을 어떻게 지속시킬 것인가 등 불확실성이 아직 산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불안과 더불어 스마트그리드 시장에서 가장 먼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게 바로 DR산업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 관광지 특화된 렌탈·충전서비스= 최진영 SK이노베이션 스마트그리드팀장은 제주 구좌읍에서 실시 중인 실증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전기차 충전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했습니다.
최 팀장은 관광지를 중심으로 한 전기차 렌탈 사업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그는 SK이노베이션에서 제주도에 150개 정도의 충전기를 설치, EV 렌탈 비즈니스 모델을 실행한 결과 예상보다 높은 이용률이 나타났다고 말했습니다.
전기차 대여서비스를 이용한 고객들의 평균 주행거리가 270km 정도로 예상보다 길었고, 충전서비스 활용률도 높았습니다. 이 같은 결과를 볼 때 제주도와 같은 관광지에 특화된 전기차 렌탈과 충전 서비스 모델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최 팀장의 설명입니다.
해외업체의 전기차 충전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도 소개됐습니다. 미국의 전기차 인프라 구축업체인 Better place는 덴마크, 캐나다, 이스라엘 등 7개 국가에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Better place의 전기차 충전 모델은 전기차 배터리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충전문제를 해결한다는 특징을 지닙니다. 미국 Coulomb technology의 충전사업은 무인충전소를 곳곳에 설치, 회원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Coulomb technology는 선불, 월정액 등 다양한 요금제를 이용하고 있다. 또 텔레매틱스를 활용해 즉시 이용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충전소를 안내하는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최 팀장은 이날 발표에서 “배터리 교환 시스템이나 텔레매틱스 등 다양한 사업모델을 바탕으로 전기차 보급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시장의 불확실성이 스마트그리드 투자 확대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날 세미나에서 지능형전력망협회는 스마트그리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스마트그리드 실태조사’를 발표했습니다.
실태조사에 응답한 127곳의 업체 중 48.8%가 ‘불확실한 시장성’이 사업 추진 시 장애요인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고, 뒤이어 15.7%가 ‘표준화 미비’라고 답했으며, ‘정부의 정책적 지원 미비(11%)’, ‘스마트그리드에 대한 인식 부족(6.3%)’ 등이 각각 뒤를 이었습니다.
현 정권에서 스마트그리드 산업을 강력하게 뒷받침했음에도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해, 회사의 수익에 도움이 될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또 올해 12월에 치러질 18대 대통령 선거의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는 형국입니다.
업계에는 “대선결과에 따라 정권이 바뀌게 되면, 정부정책도 바뀌게 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만연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기업들이 선뜻 대규모 투자와 기술개발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날 발표에서는 국내 최초로 개발 중인 스마트그리드의 산업분류체계가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채영진 전력거래소 미래전략실스마트그리드팀 차장은 “스마트그리드 산업의 경제적 중요성과 산업파급력을 감안, 범용적 활용이 가능한 통계분류체계를 마련하고 이에 따른 시장규모와 인력규모 등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를 통해 기초통계 생산과 분류체계를 바탕으로 스마트그리드 산업을 위한 정책개발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스마트그리드 분류체계는 3개 대분류와 8개 중분류, 41개 소분류 7개의 세분류로 구성됐습니다.
대분류는 ▲기반구축산업 ▲제조산업 ▲서비스제공산업으로 구분됐습니다.
기반구축산업은 스마트그리드 인프라를 구축․운영하는 사업으로 발전․송변전․유지보수․건설․계통운영 등이 이에 해당됩니다.
또 제조산업은 스마트그리드 인프라를 구축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기기․제품 등을 제조하는 산업입니다.
서비스제공산업은 구축된 인프라와 스마트그리드 기기·제품 등을 활용해 소비자에게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입니다. 많이 알려진 DR․ESS․전기차 등 전력서비스가 이에 해당하며, 이외에도 회선임대․포털서비스 등 정보통신서비스와 컨설팅․교육․연구개발 등 기타서비스가 포함됩니다.
채 차장은 스마트그리드 산업분류체계의 궁극적인 목표는 통계청에서 운영하는 표준산업분류코드에서 특수목적산업코드에 스마트그리드를 편입시키기 위함이라고 밝혔습니다.
스마트그리드 업체가 특수목적산업코드에 분류되면, 정부는 스마트그리드 관련 정책을 수립할 때 필요한 통계자료를 보다 정확하게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또 산업계는 객관적이고 실효성있는 통계자료를 만들어 정부에 어려움을 명확히 알릴 수 있습니다.
기존의 전력·통신으로 나뉜 표준산업분류코드만으로는 다소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채 차장은 “아직까지는 제안에 불과해 객관성 등이 비교적 떨어지는 편”이라며 “업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객관적이고 실효성 있는 분류체계를 완성시키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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