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화전산업단지에 위치한 LS산전 고압직류송전(HVDC) 시스템 생산기지. 계속되는 불볕더위로 전력 수급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 사업장의 중요성이 새삼 부각되고 있습니다. HVDC가 전기 공급을 책임지는 발전소의 전력 송전 효율성을 높이고 전기 공급의 안정성을 높이는 핵심 기술로 꼽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구자균 LS산전 부회장은 HVDC 기술에 대해 "회사의 미래 먹을거리"라고 강조한 뒤 부산 HVDC기지가 향후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시대의 한 축이 될 것이라며 상당한 기대감을 표했습니다.
HVDC란 발전소에서 나오는 고압의 교류(AC) 전력을 변환기를 통해 고압의 직류(DC) 전력으로 변환한 뒤 다시 전기를 받는 지역에 교류로 공급해주는 방식을 뜻합니다. 교류 전압보다 낮은 전압의 직류 전압은 송전 손실이 적고 전압이나 주파수가 다른 두 교류 계통 사이를 안전하게 연결해주는 장점이 있고 거리와 지역에 따른 제한이 없어 해저를 통한 전력 전송에도 유용합니다.
알스톰, 지멘스, ABB 등 유럽 전력회사가 1990년대부터 이 시장을 95%가량 점유해왔지만 LS산전 등 국내 업체가 2008년께 뛰어들었습니다. 제주와 해남을 잇는 HVDC 시스템 역시 알스톰이 한국전력에서 수주한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 LS산전이 이 기술을 자체 개발했으며 수입대체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HVDC 생산라인에 들어서니 천장 한가운데에 2층 건물 높이 ±250㎸급 `사이리스터 밸브(이하 밸브)`가 매달려 있었습니다. 지표면이 흔들릴 경우 전력의 안정적 공급에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천장에 설치한 것입니다. LS산전이 개발한 사이리스터 밸브는 HVDC 시스템의 심장부로 불리며 밸브는 HVDC 시스템 중에서 교류와 직류를 자유자재로 변환시키는 핵심 장치입니다.
이상훈 LS산전 연구원은 "사이리스터 밸브는 수십 ㎸에서 수백 ㎸의 직류전압에 연결되는 시스템이어서 고전압 절연 기능을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변환소에 설치되는 밸브 특성상 30년 이상 수명이 보장돼야 합니다. 연구진은 밸브의 안정성을 체크하기 위해 시험실 안에서 고압 테스트를 하고 있었고, 1초보다 짧은 순간 벼락 수준의 초고압을 밸브에 떨어뜨렸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연구진은 "아무런 변화가 없어야 성공한 셈"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스빈다. 이 테스트를 통과해야만 사이리스터 밸브가 HVDC 시스템에 접목될 수 있습니다. LS산전 관계자는 "80㎸급부터 500㎸급까지 밸브 기술을 개발해 세계 시장에 진출하겠다"며 "LS산전은 2019년까지 HVDC 분야에서 최대 1조700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LS산전의 자체 개발로 스마트그리드 핵심 기술의 국산화를 앞당기게 됐습니다. 업계는 LS산전이 HVDC 시스템에 들어가는 변압기와 밸브를 모두 자체 생산하면서 국내 변환소 원가의 40%를 이 회사가 담당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업계는 향후 20년까지 HVDC 시장 규모가 현재보다 10배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중국, 인도, 남미처럼 장거리 송전이 필요한 국가나 신재생에너지를 교류나 직류로 변환할 수 있는 시스템을 찾고 있는 유럽에서 HVDC가 각광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연영호 LS산전 부산지원혁신팀장은 "지난해 제주 HVDC 실증 단지 내 변환소 두 곳에 LS산전 변압기를 설치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끝냈다"며 "HVDC 상용화에 있어 국내 어느 기업보다 한발 앞서 있다"고 자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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